긴급 재난 문자가 온 오늘은

날씨가 36도까지 올라갔다고 하는뎈ㅋㅋㅋㅋㅋㅋㅋ

'햇빛을 받아야 우울증이 생기지 않고, 건강해져~'

라고 되도 않는 이야기로 오빠를 꼬시며 집을 나섰다.

이런 날은 그저 에어컨 빵빵한 시원한 집에서 딩굴딩굴하는게 최고지만,

어쩐지 오늘은 날씨 따위 신경쓰지 않고 나들이를 하고 싶은 날이니깐~~~

그래서 예전에 티몬에서 예매해두었던 로이터 사진전을 관람하러 예술의 전당에 다녀왔다.

 

점심쯤 집을 나서, 구디 미정국수에서 잔치국수와 콩국수에 제육 주먹밥을 추가해서

정말 세상 부럽지 않게 누구보다 맛있고 야무지게 아점 끼니를 때우고, 지하철을 탔다.

정수리를 쬐는듯한 더운 날씨에 겨드랑이가 어느새 촉촉해져 있었다.

근데 지하철을 타니까 금새 추워져서 또 머리가 아팠다.

 

 

 

 

오랜만에 찾은 예술의 전당에는 방학을 맞은, 휴가를 맞은

가족, 친구, 커플 단위의 관람객들로 붐볐다.

샤갈달리뷔페전과 앤서니브라운전이 문전성시였고

로이터 사진전은 비교적 여유로워서 좋았다.

 

 

 

 

처음으로 오디오 가이드를 해보기로 하고, 

진구의 잔잔한 목소리를 들으며 입장.

 

 

 

 

전 세계 희로애락의 모습이 담겨져 있는 로이터 사진전.

가슴이 찡해지고, 온몸이 떨리는 사진부터

경이와 감탄을 자아내는 사진들까지.

지구의 역사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작가에 빙의되어 작품을 해설해주는 진구의 목소리가 더해지니 더 볼만했다.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돌다보니까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서 아쉬웠다.

전시장내에서 사진촬영은 금지이나, 포토존이 따로 있어서 거기서 무한 인증샷을 찍어댔다.

 

강남까지 간 김에, 오는 길에 코엑스에 잠깐 들렀다.

코엑스는 올 때마다 볼 것도 없고, 길도 헷갈리고 참 거지같지만

우리의 맛집 델리가 있으니 밥먹고 걸으며 운동한다고 생각하면 딱 좋다.

 

 

 

 

스페셜 해산물 커리와 생선커리를 먹는다.

음 역시 카레는 델리야

하며 오빠는 맥주를 나는 스프라이트 한 잔을 홀짝이며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다.

 

에이랜드에서 완전 내가 찾아다니던 스타일의 분또 원피스 하나 득템했다.

오예

근데 피팅룸에서 입어보는데 대퇴부에 살을 보고 너무 놀랐지 뭥미

요새 신선놀음 하면서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겨먹고 뒹굴하니까 살이 토실토실 올랐다.

배도 세겹 접혀서 또 불편감이 느껴지는데, 딱 살을 뺄 때가 되었구나 깨닫는 순간이 왔다.

뱃살이 너무 불편해서 좀 빼야될 것 같다.

 

집에와서 씻고, 대충 영어 공부 하는 척하다가

왠지 모르게 뭔가 정돈되지 않은 것 같은 하루에 아쉬운 기분이 들어 멍때리고 있다가,

복숭아 하나를 깎아서 오빠 입에 넣어주고, 자두를 잘근잘근 씹으며 티비를 본다.

하나도 재미없는 티비.

 

내일은 아침에 수영을 갔다가, 오빠가 점심 외식을 하고싶어하는 눈치여서

점심을 거하게 먹어야될 것 같다.

결혼 전에는 아침 점심은 거의 입맛 없어서 안먹었는데, 같이 사니까 정말 매끼를 챙겨 먹게 된다.

오빠는 요리도 잘하고, 우리 둘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니까

나중에 뚱뚱한 중년부부가 되어 있을 것만 같다.

매일같이 붙어있으니까 서로 살 쪘는지도 잘 모르겠곸ㅋㅋㅋㅋ

아... 안돼...!

생활비도 아껴야되고, 살도 빼야 되고, 할 일이 많네.

 

 

 


+ Recent posts